
유성호접검 (流星蝴蝶劍, Killer Clans, 1976)
감독 : 초원
주연 : 악화, 나열, 곡봉, 종화, 능운, 정리 등
지난번 '보표'의 리뷰때 잠깐 등장했었던 초원감독의 1976년작 '유성호접검'은
서로 얽히고 섥힌 음모와 배신사이에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케 하는 작품이다.
고룡 원작의 작품이라 복잡한 구조의 추리 무협의 느낌을 물씬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살인청부업자로 살아가고 있는 살수 맹성혼(종화)이 또 한번의 청부살인후
"살수는 유성과 같으며, 이름도 없이 눈부시게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싯구를 남기며 영화는 시작된다.

언제나 그렇듯 맹성혼은 이번에도 살인청부를 받게되는데,
만만찮은 상대인 용문방 손옥백을 처리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손옥백에게는 아들 손검과 그의 오른팔 율향천,
베일에 쌓인 고수 한당이 있어 쉽지만은 않다.

시시각각 손옥백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는 가운데,
손옥백은 도적들에 의해 목숨을 잃은 어느 부녀의 시신을 거두고 장례를 치러주는 와중에
습격을 받아 아들 손검을 잃게 된다.
하지만 그 슬픔도 잠시.
그의 그림자와 같은 무사 한당마저도 갑작스럽게 목숨을 잃게 되어
손옥백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손검과 한당의 죽음이 단순한 일이 아니라 내부에 첩자가 있다고 생각한 손옥백은
그의 오른팔인 율향천을 테스트해보나 그는 아니었음이 밝혀진다.
한편 손옥백의 처리를 청부받은 맹성혼은 손검과 한당의 죽음으로 인해 공백이 생긴 용문방에
무사를 모집하는 자리에 들어가 거사를 꾸미려 준비한다.
일이 시작되기전 그는 호접림에서 소접이라는 여인을 만나게 되고,
소접은 맹성혼에게 꽃이 떨어지기전까지 기다릴테니 다시 돌아오라 한다.

용문방에서 손옥백의 환심을 사게된 맹성혼은 미리 잠입해 있는 첩자를 통해
방주의 처소에 잠입하는데 성공하지만, 그가 살수라는 것을 손옥백에게 들켜버리고 만다.
위기를 맞은 이때
그와 한때 같은 길을 걸었던 엽상의 등장으로 인해 맹성혼은 목숨을 건지게 된다.
사실 엽상은 이미 예전에 소접을 사랑하여 그녀와 함께 하려 했으나
그녀의 아버지인 손옥백에 의해 사랑을 버려야만 하는 상황이었던것이다.

어쨌든 맹성혼의 계획은 탄로나고 말았으나
손옥백은 소접과 맹성혼의 관계를 알고는 되려 그를통해 이 일의 주모자가 누구인지를 밝히려 한다.
또한 그와 대적하려 하는 비붕방 만붕왕과의 대결을 준비하며
맹성혼을 소접에게 보내 그녀를 지키게 하고,
용문방의 비밀문서와 주요 사항들을 모두 율향천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이때 돌연 율향천은 손옥백에게 칠성침을 날리고,
피할틈도 없이 당한 손옥백에게 율향천은 방주의 자리를 향한 욕심을 드러내며
그동안의 자신의 마음을 모두 털어놓는다.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던 그순간...
손옥백은 미리 준비된 비상통로를 통해 달아나고,
당황한 율향천이 그를 쫓지만, 손옥백이 죽었을거라는 추측만 할뿐
그의 시체를 찾지는 못한다.

한편, 비밀 통로안의 피신처에서 상처를 치료한 손옥백은 복수의 칼날을 갈며,
미리 준비된 대로 맹성혼이 데려온 지원군과 함께 율향천을 공격한다.
위기의 순간, 율향천은 손옥백이 그랬던것처럼
비밀통로로 피신하여 겨우 목숨을 부지하여 그의 친구의 객잔으로 향한다.
하지만,
믿었던 그의 친구는 이미 그를 버리고 손옥백을 도와 그를 처리하려
독이든 술을 율향천에게 먹이고,
방주의 꿈을 이룬지 얼마 되지 않아 율향천은 그렇게 허무하게 목숨을 잃는다.
율향천이 죽자 손옥백은 맹성혼에게 소접과 함께 어서 떠나라고 한다.
맹성혼은 손옥백에게 칼을 맡기고 소접과 함께 유유히 떠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반전에 반전, 또 반전을 거듭한 영화인지라 줄거리를 소개한다는것조차 쉽지 않은 영화지만,
그만큼 무협영화 답지 않은 섬세함과 복잡한 구성을 잘 표현한 초원감독의 수작이라고 할수 있다.
개인적으로 율향천 역의 악화를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되었는데,
약간은 둔해보이면서도 진지해보이는 얼굴이라 크게 호감이 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후에 적룡과 함께 출연한 초류향 시리즈를 보면서
여러역을 두루두루 잘 소화하는 상당한 연기력의 내공이 있음을 어느정도 알수있게 되어
그의 매력을 조금은 알수있게 되었다.
사실 유성호접검은 주인공은 맹성혼이지만, 율향천이라는 인물이 워낙 거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손옥백 또한 그와 연계된 인물들로 인해 더욱 부각을 받고 있어
과연 이 영화의 주인공이 과연 맹성혼이 맞는가 하는 의문도 가지게 된다.
실제로 맹성혼 역을 맡은 종화 또한 크게 각광받지는 못한 배우중 하나인데,
대부분의 영화에서 조연급 역할을 하는 것이 다여서 인지
이 영화에서도 크게 각광받지는 못하는 느낌이다.

내 기억속에도 종화는 독비도왕(돌아온 외팔이)에서 왕우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장문인 노용의 아들
노달로만 기억에 남아있고, 다른 영화에서도 대부분 스쳐지나가는 역할인지라 크게 인식되지는 못해 아쉬운 느낌이다.
나름 훤칠하고 착해보이는 외모인데, 당시엔 저런 외모가 크게 각광받지는 못했나 보다.
어쨌든 많은 무협팬들이 초원감독 영화중 단연 으뜸이라고 손꼽는 유성호접검이기에
감히 추천을 해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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